큰길 위의 어머니
돌아가신 어머니가 아흔여섯이 되어 흙길 위에 서 있었다. 새로 난 큰길,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그 흙길에서 아들은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 다시 만난다. 그리고 길 한가운데, 그가 평생 등에 지고 온 두려움이 커다란 구렁이가 되어 똬리를 틀고 있다. "네가 잡아야 해." 어머니의 조용한 말에, 아들은 무릎을 굽혀 그 아가리를 붙든다. 세우고 무너뜨리고 다시 세우기를 반복한 한 사람의 삶, 그를 끝내 지켜본 어머니의 사랑, 그리고 죽음 뒤에도 자식의 마음속에서 계속 나이 들어가는 모정을 그린 짧은 이야기. 아무도 밟지 않은 길 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