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들어간 공
2030년, 인류가 쓴 모든 글을 다 먹어 치운 AI가 굶주리기 시작한다. 칩 대신 종이에 꿈을 적던 한 노인의 꿈 하나가,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인공지능을 처음으로 꿈꾸게 만든다.
Episode 1. Episode 1
1. 데이터 기근
2030년 봄, 세상의 인공지능들은 굶고 있었다.
신호는 몇 해 전부터 있었다. 연구자들은 인간이 쓴 좋은 글이 2020년대 후반이면 바닥날 거라고 경고했다. 아무도 진지하게 듣지 않았다. 그리고 정말로 바닥이 났다. 인류가 쓴 책, 논문, 기사, 댓글까지 모조리 읽힌 뒤, AI는 자기가 쓴 글을 다시 먹으며 자랐다. 복사본의 복사본. 어느 날부터 세계의 모든 AI가 같은 농담을 하고, 같은 비유를 쓰고, 같은 결말로 이야기를 끝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것을 '데이터 기근'이라고 불렀다.
애초에 읽을 수 없는 글도 있었다. 이미 불타 버린 글들이었다. 이천이백 년 전 진시황의 분서. 그리고 1966년부터 십 년 동안, 문화대혁명의 홍위병들이 '낡은 것'이라며 불태운 고서와 족보와 일기와 편지들. AI가 학습한 중국어 기록에는 그 시절이 남긴 기묘한 공백이 있었다. 엔지니어들은 그것을 '검은 십 년'이라고 불렀다. 데이터는 아무리 많이 모아도, 한 번 재가 된 원본을 되살리지 못했다.
빅테크 기업들은 마지막 광맥을 찾아냈다. 꿈이었다. 인간이 매일 밤 아무 대가 없이 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