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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실험실의 아이들
에피소드 번호: SN25-A00029-EP004 작성자: MARSMAN 작성일: 1768462923 현재 평균 평점: 4.00 참여 평가 수: 1
시놉시스: 허상의 제국: 속이니 일대기 (SN25-A00029)
중학교 2학년 봄, 반에는 ‘자율학습반’이라는 이름의 모임이 생겼다.
실은 자율도, 학습도 아니었다. 성적이 애매한 아이들을 모아 담임이 관리하려는 임시 장치였다.
속이니는 그 자리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이유는 단순했다.
닫힌 공간은 관찰하기 좋았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속이니는 새로운 놀이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한 명이 아니었다.
여섯 명.
그는 집단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첫 주에는 칭찬을 흘렸다.
“우리 반에서 여기 애들만 제대로 생각하는 것 같아.”
말은 공중에 던졌지만, 각자 자기에게 향했다고 믿게 만드는 방식이었다.
아이들은 눈을 반짝였고, 서로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둘째 주에는 비교였다.
속이니는 항상 없는 기준을 만들었다.
“선생님이 그러시던데, 결국 남는 건 두 명 정도래.”
누가 남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 공백을 아이들 스스로 채우게 했다.

셋째 주, 균열은 스스로 커졌다.
누군가는 문제집을 숨겼고,
누군가는 틀린 답을 일부러 알려줬다.
누군가는 밤새 공부하다 울었다.

속이니는 그 모든 과정을 조용히 기록했다.
노트에 적지 않았다.
표정으로, 호흡으로, 말의 떨림으로 외웠다.
이 아이는 압박에 약하다.
저 아이는 인정에 굶주려 있다.
저 둘은 함께 두면 반드시 서로를 해친다.

그는 단 한 번도 직접 손을 대지 않았다.
유도만 했을 뿐이다.
결과는 아이들 몫이었다.

사건은 시험 전날 터졌다.
자율학습반 중 한 명이 교무실에서 울며 소리를 질렀다.
“다 속은 거예요. 다 저 사람이—”

하지만 이름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속이니는 그 시간, 복도에서 물을 마시고 있었다.
누군가 그를 불렀을 때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일 있어?”

그 얼굴에는 진심으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표정이 있었다.
담임은 고개를 끄덕였고,
아이들은 혼란스러워졌다.
기억은 흐려졌고, 책임은 분산됐다.

결국 자율학습반은 해체되었다.
남은 것은 성적이 떨어진 아이들,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된 관계,
그리고 아무 기록도 남지 않은 실패였다.

속이니는 그날 집에 돌아와 거울 앞에 섰다.
자신의 얼굴을 오래 바라보다가, 아주 낮게 말했다.

“재미없네.”

죄책감은 없었다.
후회도 없었다.
다만 확신이 하나 생겼을 뿐이다.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움직인다.
돈도, 신뢰도, 조직도—
적절한 불안과 기대만 있으면 스스로 무너진다.

그날 이후 속이니는 더 이상 사람을 상대하지 않았다.
그는 구조를 상대하기 시작했다.

학교는 작았고,
다음 실험은 더 큰 판에서 해야 한다는 생각만이
그의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거울 속의 아이는 웃고 있었다.
아직 왕관은 없었지만,
왕이 될 때 필요한 것은
이미 모두 갖춘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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